2014/07/27

초계미술관


초계미술관, 애월, 제주

멀리 제주를 떠나는 비행기가 날아오르고 잔잔한 바다가 우측으로 넘실거리는 이곳은 애월에 있는 초계미술관이다. 갤러리라고 해야 할까. 조각을 전공했다는 분이 서울에 살면서, 2층은 집이고 1층은 갤러리와 카페가 있는 이곳을 지으셨다고 한다. 블랜딩한 원두로 내려주는 커피는 내 입맛에는 너무 연해서 이따 그곶에 가면 진한 커피를 마셔야지, 라고 생각한다.
공항에서 미리 예약한 렌트차량을 인수 받고 단번에 검색한 대봉식당으로 가 된장찌개에 아침을 먹고는 이곳으로 왔다. 원래 생각은 삼성혈을 보고 너븐숭이를 거쳐 해녀박물관에 들렀다가 섭지코지로 가려고 했는데 막상 식당이 공항에서 우측으로 빠진, 제주 서쪽 방면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동선을 반대로 틀었던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계획은 없다. 숙소 체크인을 하기 전까지는 발길 닿는 대로, 눈 머무는 대로 천천히 움직이려 한다. 결국 모든 여행에서 도달하게 되는 이런 나의 무책임한 방식에 말 없이 동의해 주는 無가 고맙다. 그런데 단 한 곳, 이타미준의 水, 風, 石 뮤지엄에는 반드시 들르고 싶은데 사유지라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일단 가 보기는 하겠지만, 사유지를 떠나 또 다른 방식으로 제주를 빛내줄 아름다운 건축이라고 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드러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커피를 다 마시면, 한담마을에 들렀다가 금능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그곶에 갈 생각이다. 


2014. 7. 18. 초계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