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4

쿠바리브레

주말 늦은 밤. 응접실에 앉아 일기를 쓰다 망원경 책을 뒤적이다 테라를 한 병 딸까, 하고 몇 번을 망설였다. 그러다가 다 돌아간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도어를 열어두려고 2층에 올라가서는 그만 '쿠바리브레'를 한 잔 만들고 말았다. 필요한 건 얼음, 콜라, 아바나클럽뿐이니. 

쿠바에서 정말 맛있게 마셨었는데. 

가게에 들어가 자릴 잡자마자 다가오는 직원에게 검지를 치켜 들며 쿠바리브레, 라고 말하면 얼음 담긴 잔을 가져와 내 앞에 턱하고 놓고서는 럼을 들이붓고 곧장 콜라를 쏟아낸다. 끝. 

기포가 이글대는 리브레를 한 잔 마시면 말 그대로 자유를 실감..... 하지는 않고 그냥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냥 그런 맛이었다. 맛도 맛이지만 딱 이 과정이 너무 경쾌해서 맛까지 상쾌해지는.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