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31

우리 모두의 사랑

성곽 산책을 자주 하진 않는다. 성곽보단 팔달산을, 산보다는 골목을 더 자주 걷는다. 동네가 변화하는 모습을 살피는 데 관심이 많아서일까. 지금 이 순간도 건물들은 헐리거나 고쳐지고 있고, 대충 디자인 된 그저그런 숍들이 생겨난다. 차들은 더 꼬이고. 성곽 산책은 이런 시선을 얼마간 거두어 준다. 성곽의 나지막한 높이와 사면이 주는 물리적 거리. 지구단위계획이 억누르고 있는 주변 건물의 높이, 그 너머로 늘 보이는 서장대. 내게 성곽 산책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화홍문을 지나 방화수류정을 스칠 때면 성곽 너머 용연으로 내려가고자 하는 욕구가 치밀어 오른다. 내려가도 좋고 지나쳐도 좋다. 다만 지나친다면 걸음에 숨이 차오를 때마다 수시로 멈춰 성 밖을 둘러보는 여유를 놓쳐서는 안 된다. 



 

동네랑, 사람들이랑, 소장님이랑, 이모랑, 장난감이랑.....


오늘은 산책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우리 모두의 사랑'을 기억하려 한다.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많은 걸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