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3

게스트하우스, 타시텔레

타시텔레, 가시리, 표선면, 제주

멋진 숙소다. 이곳이 멋지다고 단정짓듯 말하는 건, 이곳의 위치 때문이다. 한적한 중산간 마을에 동네 고유의 정취가 그대로 느껴지는, 다르게 말하면 대체적인 게스트하우스의 분위기가 아닌 원래 이곳에 오래 있었던 느낌이 가득 전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곳이 제주 특유의 돌담으로 둘러져 있거나, 제주 바람 때문에 건물들이 바짝 엎드려 있거나 하진 않다. 대신, 타시델레 블로그에 따르면, 이곳은 주인장들이 손수 만든 곳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마당 한켠엔 목재들이 수북이 쌓인 곳도 있었고, 각각의 건물이나 내부 곳곳은 전문가의 손길이 미친 정교함보다는 나름의 정성이 엿보이는 구석이 많았다.
두모악을 나와 광동식당에서 생소금구이 3인분(4인분 같은)에 맥주 한 병을 나눠 먹었다. 고기는 튼실했고 껍질은 야들야들했다. 그래서 먹는, 씹는 맛이 아주 충실했다. 두루치기도 먹고 싶었지만 욕심은 금물, 이미 고기 3인분에 밥까지 먹은 것도 과했다. 제주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시는 아주머니의 인심은 따스하고 편안했다. 인심이 편안하다. 그런 게 있다. 장사라는 속성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일정 부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그보다 원래 친근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분이셨다. 여튼, 맛있게 고기와 밥을 먹고 실컷 부른 배를 식히느라 식당 밖에 있는 마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적당히 쉬었다.
그러고 나서 타시델레로 이동을 했는데, 목적지가 가까워지며 주위를 둘러보니 동네 분위기가 너무 아늑하고 좋았다. 게스트하우스 건물들도 자연스럽게 자릴 잡고 있었고, 체크인을 하러 들어간 공동 공간인 주방과 카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너무 배가 부른 탓인지, 동네나 게스트하우스를 둘러보기는커녕 졸려서 둘 다 침대에 뻗어 두 시간을 내리 자버렸다.


2014.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