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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8

독일은 형식적인 절차가 중요하고, 건조해요. 건축주와 미팅을 한다면 오늘 날씨가 어떠니 따위를 딱 두 마디 하고 세 번째 문장부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식이에요. 또 한번 계획과 협의를 끝내면, 변수 없이 그대로 실현하는 미덕을 중시해요. 그러기 위해 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 미리 정하기 때문에 계획 과정에 시간을 몇 배로 많이 들이고요. 가끔 예측 못한 상황으로 무언가 틀어져도 원래 계획대로 끌고 나가려는 의지가 강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죠. 한국은 이보다 확실히 유연한 것 같아요. 작년에 하동을 여행하는데 농촌 풍경이 참 아름다웠어요. 집 위에 가벼운 철제 구조를 올려 고추를 말린다거나 하는 의외성이 쌓이면서 전체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더라고요. 수원 성곽 옆 주택(2023) 프로젝트로 한국에서는 처음 설계부터 시공의 전 과정을 맡아 했는데, 현장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시시각각으로 많은 것이 바뀌는 상황이 계속되더라고요. 현장의 분들과 끝없는 '딜'을 해야 한달까요? 어쩔 때는 이런 과정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설계안과 실제가 너무 멀어져버리거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_ '뿌리가 땅을 말할 때: 김기준', <SPACE(공간> 2023년 6월호 인터뷰 중


베를린에서 아뜰리에를 운영하는 김기준 건축가의 공간 인터뷰. 

동네에 있다는 '수원 성곽 옆 주택'이 궁금하다. 

2020/06/19

산책의 기록

매일 오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면 신발을 갈아 신고 산책을 나선다. 한 시간 남짓.

20.06.19 화서문에서 서장대 오르는 성곽길

성곽 너머, 저 멀리 건설 중인 아파트는 케이티엔지 연초장이 있던 자리다. 화서역과 정자시장 사이. 저 아파트 모델 하우스가 세워지고, 주말이면 사람들이 줄지어 그곳을 찾았던. 그 맞은편 아파트에서 꼬박 1년을 살았다. 


20.06.19 서북각루 아래에서 바라본 영화동 일대

여길 지날 때면 한 번쯤 멈춰서 바라보게 된다. 저 멀리 광교산과 영화동, 숙지산을 완전히 가리는 벽산아파트를. 특히 오늘처럼 날씨가 좋을 때면 더 오래. 


20.06.18 장안경로당 옆 쉼터

쉼터에 저 볼라드가 있기 전엔 거의 늘 쉼터 통로를 가로막은 주차가 있었다. 애들 데리고 다닐 때마다 불편해서 민원을 넣었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볼라드가 박혔다. 경로당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코너 집도 내부가 헐리고 있다. 담장도 곧 철거될 운명. 동네의 변화는 무섭게 진행 중. 한 방향으로만.




4미터였던 골목이 우리 집 건축과 동시에 1미터가 더 확보되면서 예상대로 골목은 주차장이 되었다. 기본 3대. 어떤 날에는 4대, 5대까지도. 언젠가부터 꼬깔콘도 등장했다. 자꾸 늘어나는 카페들 때문에 가뜩이나 주차에 어려움이 있었던 주민들이 다소나마 안정적으로 주차를 하는 거야 무슨 문제가 있겠나. 그렇지만 언젠가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고, 결국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부서진 조각은 사라지고 건네지는 말은 없으니, 기운이 빠진다.


20.06.17 그래도 산책은 계속된다



20.06.16 장안공원 밤산책

작년에 이사를 오고 이맘 때 거의 매일 산책을 했다. 이제는 저녁을 먹고나면 온이가 먼저 산책을 가자고 한다. 


20.06.16 서북각루

온이의 요청에 작년에는 산책을 나서면 가곤 했던 서북각루. 


20.06.15 광장에서의 노을

저녁을 먹으러 광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노을이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한다. 


20.06.15 용도 밖에서 보는 서남암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