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바라간이 그랬던 것처럼 공사 중에 무언가를 바꿀 필요를 느끼십니까?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현장을 수없이 살펴볼 수 있었고 그래야 했습니다. 또한 시공자와 건축주는 최상의 결과물을 얻고 싶어했습니다. 그 어느 것도 한 발 한 발 공간을 발전시켜 나간 경험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런 발견이 있었기에 공간들 사이의 관계가 변하기보다는 깊어진다는 걸 내다볼 수 있죠. 요즘 늘 괴로운 이유는 그러한 발견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가기 때문이죠. 미리 정해져서 더 이상 손 볼 수 없는 건축의 상세 도면들이 비록 중요시되고 있지만 조금씩 얻게 되는 풍부함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수준에 도달하려면 사전에 엄격한 통제를 해야 하고 건축의 상세 도면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며 전체 일정도 잘 지켜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과정이 작업을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기 때문이죠. 이처럼 사전에 통제하지 않는다면 새롭게 뭔가를 발견하거나 경험하는 일은 어려울 겁니다. 오늘날 작업 구조에서 그렇게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지난 세대의 건축과 비교해 보면 작업은 빈약하기까지 합니다.여기 그러한 기회가 저에게 있었습니다. 건축의 상세 도면들을 고쳤으며 창문을 열어젖혔고 높이를 높이거나 지붕을 낮추는 등의 실험을 현장에서 실제 크기로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런 시도를 할 수 없다면 우린 건축의 한 부분을 잃어버리는 겁니다. (2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