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내게 친숙한 도시다. 십 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서울에 살았고, 사는 동안 서울의 많은 곳을 좋아하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곳들이야말로 내겐 서울의 이미지요, 서울의 목소리다. 하지만 지금, 올림픽대로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는 버스 안에서, 나의 서울에 대한 친숙함이 이제는 그리움 또는 애정 가득한 편안함으로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물론 지긋지긋한 서울의 복잡함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교통 정체로 대변되지만, 더 이상 서울에서 일상을 영위하지 않게 된 지금은 이마저도 서울이지 -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서울이 내 안에서 두 번째 고향 같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 용인, 아니 그보다는 수원이 삶터이자 일터로서 그동안 서울이 맡았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수원이 아닌 이곳 서울에서 실감한다. 이제 나는 수원에 산다.
여의도 다녀오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