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5

너무나 많은 여름이 (김연수, 2023)

'살아간다'는 건 우연을 내 인생의 이야기 속으로 녹여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면 우연이란 '나'가 있기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행운과 불운이 그 모습을 달리하는 게 인간의 우연한 삶이다. 결국 우리에게는 삶에서 일어나는 온갖 우연한 일들을 내 인생으로 끌어들여 녹여낼 수 있느냐, 그러지 못하고 안이하게 외부의 스토리에 내 인생을 내어주고마느냐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 우연을 '나'의 인생으로 녹여낼 수 있는 사람은 모든 우연에서 새로운 시작을 발견한다. 미야노가 모임에서 한 번 만났을 뿐인 이소노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태도에서 비롯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언제라도 자신의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설사 죽음의 선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262쪽)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영혼은 늙게 태어나 시간이 갈수록 어려지는데 이것이 인생의 희극이다. 반면에 육체는 어리게 태어나 점점 더 늙어가니 이것이 인생의 비극이다. (145쪽) 


통조림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사실 겉에 붙은 라벨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야. 누군가에 대해 말할 때도 그의 본성이 아니라 드러난 태도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과거는 밀봉된 채 선반 위에 올려놓은 통조림과 같아. 그래서 우리는 라벨만 보며 얘기하는 거지. 하지만 거기 통조림 안에 뭐가 들었는지는 아무도 몰라. (78-79쪽)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조지 오웰이 광부들의 세계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을 제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거, 기억납니까? 그 세계는 우리가 디디고 선 이 땅의 아래에 있습니다. 지상의 사람들은 몰라도 되는 세계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는 세계는 아닙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광부들의 세계는 존재합니다. 조지 오웰에게 소설가란 이 두 세계 사이를 넘나드는 존재입니다. 비유하자면 소설가는 마르고 젖은 존재인 셈이죠. 소설가는 몰라도 되는 세계를 인식함으로써 그 세계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니 글쓰기는 인식이며, 인식은 창조의 본질인 셈입니다. 그리고 창조는 오직 이유 없는 다정함에서만 나옵니다. 조지 오웰이 광부들의 세계에 대해 말한 것도 다정함 때문입니다. 타인에게 이유 없이 다정할 때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지금까지의 삶의 플롯이 바뀝니다. 그러면 지금 이 순간 가능성으로만 숨어 있던 발밑의 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깨어나는 경험이 없었다면 저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비록 저는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았지만, 제 뒤에 오는 사람들은 지금 쓰러져 울고 있는 땅 아래에 자신이 모르는 가능성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 세계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오직 이유 없는 다정함만으로 말입니다. 제가 소설을 쓰고 출판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113-114쪽) 


언젠가 시각장애의 본질은 보지 못한다는 게 아니라 보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나이듦의 본질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감각능력이 점점 멀어지는 것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타인의 감각 대상에서 멀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감각 대상에서 멀어지면 모든 존재는 사라지게 되어 있었다. (136쪽)


그 섬의 여름은 끈질겨서 9월이 지나도 한없이 늘어진다. 그렇긴 해도 빛이 성기어지는 어스름이면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한층 시원해졌다. 이미 떠나왔음에도 나는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마음이 흔들렸다. 나는 왜 이런 것일까, 떠나온 뒤에도 왜 또 이다지도 떠나고 싶은 것일까... (213쪽) 


"다르게 말하면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그리고 그 사실을 제가 알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저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리고 제가 영향을 받은 만큼 그 사건이나 죽은 아이들의 의미도 달라질 테고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책임감이에요. 그 사건에 기꺼이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겠다는 것." (236쪽) 


"밤하늘을 관찰하는 태도를 학생들이 잊지 않도록, 어쩌면 책임감을 가지고 이 세상을 바라본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 그 선생님은 그런 사진을 우리에게 찍어주신 게 아니었을까요?" (239쪽)


무일푼이었지만 그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연을 가지고 있었다. 욕망에 대답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돌보는 사람이 되면서 세상 사람들이 가난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에게는 풍요로운 삶이 됐다. (247쪽)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 앞에서 생각은 제멋대로 오간다. 스스로 맥박치며 움직이는 혈관이나 내장과 같아 어떤 생각은 내 의도와 무관하게 저절로 생겨났다가 저절로 사라진다. 이제는 그 사실을 잘 알게 됐지만, 어릴 때만 해도 나는 내 안에서 스스로 생겨나는 생각이 두려웠다. 내가 그 생각의 주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그리고 그런 생각이 영영 사라지지 않을까봐, 또 그 생각들이 현실이 될까봐. 

그런 생각 중 하나가 바로 엄마가 죽는 일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 도대체 그런 생각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그럴 때면 엄마가 없는 세상을 상상했다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이 들었다. (252-253쪽) 


오랫동안 나는 소설을 쓰는 사람이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57쪽) 


우리는 저절로 아름답다. 뭔가 쓰려고 펜을 들었다가 그대로 멈추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 채, 다만 우리 앞에 펼쳐지는 세계를 바라볼 때, 지금 이 순간은 완벽하다. 

이게 우리에게 단 하나뿐인 세계라는 게 믿어지는가? 이것은 완벽한, 단 하나의 세계다.

이런 세계 속에서는 우리 역시 저절로 아름다워진다. 생각의 쓸모는 점점 줄어들고, 심장의 박동은 낱낱이 느껴지고, 오직 모를 뿐인데도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255-256쪽) 


'살아간다'는 건 우연을 내 인생의 이야기 속으로 녹여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면 우연이란 '나'가 있기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행운과 불운이 그 모습을 달리하는 게 인간의 우연한 삶이다. 결국 우리에게는 삶에서 일어나는 온갖 우연한 일들을 내 인생으로 끌어들여 녹여낼 수 있느냐, 그러지 못하고 안이하게 외부의 스토리에 내 인생을 내어주고마느냐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우연을 '나'의 인생으로 녹여낼 수 있는 사람은 모든 우연에서 새로운 시작을 발견한다. 미야노가 모임에서 한 번 만났을 뿐인 이소노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었떤 것은 이런 태도에서 비롯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언제라도 자신의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설사 죽음의 선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262쪽) 


사랑하라. 그리고 그대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 (265쪽) 


작년에 나온 '이토록 평범한 미래'도 좋았는데, 이 소설집은 더 좋다.  

새로운 가난이 온다 (김만권, 2021)

그렇다면 인간은 왜 증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걸까요? 신학에서 볼 수 있듯, 인간은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을 믿음belief으로 대체하기 때문이에요. 증명은 두뇌의 활동에 바탕을 두고 있죠. 그렇다면 믿음은 두뇌로 하는 것일까요, 마음으로 하는 것일까요? 이런 것들을 '만약 ~라면, ~이다'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기계에게 가르칠 수 있을까요? 쉽게 말해 기계에게 '마음'에 대해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할까요? 과학적으로 '마음'이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논란인 상황에서 말이죠. / 게다가, 수많은 철학자들이 지적해 왔듯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시간'의 존재예요. 인간이 끊임없이 고뇌하며 이 세계를 향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시간의 제약'을 받는 존재, 즉 유한하며 사멸하는 존재라는 데 있어요.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1958)에서 명확히 들려주듯, 인간이 누군가의 탄생을 기뻐하는 이유 역시 인간이 궁극적으로 사멸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47쪽)


하지만 그 변화의 흐름이 구조적인 것이라면 그 변화가 무엇인지 실체를 파악하고 그것에 적응함과 동시에, 그 변화가 만들어 낼 위험이 어떤 것인지 예측하여 우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겠죠. (68쪽)


이것이야말로 내가 우리 사회에 살며 가장 근본적으로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더 깊이 잠수하지 못하고 표면에서만 허우적거린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매일매일 슬픈 것을 본다. 매일매일 얼굴을 씻는다.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꽃. 나는 꽃을 모르고 꽃도 나를 모르겠지. 우리는 우리만의 입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모르는 사이 사라지는 꽃. 꽃들은 자꾸만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그 거리에서 너는 희미하게 서 있었다. 감정이 있는 무언가가 될 때까지. 굳건함이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오래오래 믿는다는 뜻인가. 꽃이 있던 자리에는 무성한 녹색의 잎. 녹색의 잎이 사라지면 녹색의 빈 가지가. 잊는다는 것은 잃는다는 것인가. 잃는다는 것은 원래 자리로 되돌려 준다는 것인가. 흙으로 돌아가듯 잿빛에 기대어 섰을 때 사물은 제 목소리를 내듯 흑백을 뒤집어썼다. 내가 죽으면 사물도 죽는다. 내가 끝나면 사물도 끝난다. 다시 멀어지는 것은 꽃인가 나인가. 다시 다가오는 것은 나인가 바람인가.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꽃을 숨기고 있는 사람이다. 이제 우리는 영영 아프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영영 슬프게 되었다. 


_ 이제니

2023 포르투&바르셀로나 준비

  • 일정: 8/26 ~ 9/10(가족들 8/8 ~ 9/10)
    • 포르투 8/26~8/28, 바르셀로나 8/28~9/9
  • 집 - 공항 이동
    1. 공항버스: 한일타운 -> 인천공항 13,500원
    2. 공항택시: 인천공항 -> 수원 통행료 포함 7만원대
    3. 공항주차: 약 71,500원(50% 감면)
  • 언어 맛보기: 듀오링고
  • 읽을 책
  1.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소아(김한민)
  2.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3.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인상과 풍경, 시전집
  4. 처음 만나는 스페인 이야기 37(이강혁), 아워 리스본 포르투(조인숙), 바르셀로나(아뜰리에15구), 포르투갈 시간이 머무는 곳(최경화)
  5. 안토니 가우디 아름다움을 건축한 수도자(손세관)
  6. 마로니에북스: 살바도르 달리, 안토니 가우디  

 

  • 가이드북: 론리플래닛 바르셀로나(12판)

2023/07/10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2023)

"속도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속도에 빠지는 건 그게 좋기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온 세상과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어느 주제에 관해 무엇이든 알아내고 배울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점점 진이 빠지게 됩니다." 수네가 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깊이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어져요. 관계에서의 깊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죠. 거기에 전념해야 해요. 주의력도 필요하고요.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어요. 그게 우리를 점점 더 표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고요." (52쪽)

 

일상 속에서 우리 다수는 그저 쓰러짐으로써 산만함에서 벗어나려 한다. 텔레비전 앞에 드러누움으로써 하루치의 과부하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직 휴식으로만 산만함에서 도망친다면, 본인이 애써서 추구하는 긍정적인 목표로 산만함을 대체하지 않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산만함으로 이끌릴 것이다. 산만함에서 벗어나는 더욱 강력한 방법은 자신만의 몰입을 찾는 것이다. (92쪽)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레이먼드는 그때 우리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 애쓰고, 그런 다양한 요소를 따라가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연습입니다. 그때 아마 사람들은 현실에서 실제 인물을 이해하려 할 때와 똑같은 인지 과정을 사용할 겁니다."(135-136쪽) 


우리는 딴생각 중에 천천히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 ...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분명히 개별 단어와 문장에 집중하지만, 정신의 작은 일부는 언제나 배회하고 있다. 우리는 이 단어들이 자기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 이것은 독서에서의 결함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다. 지금 정신이 배회하게 두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이해되는 방식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방황할 정신적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독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삶도 그렇다. 딴생각은 상황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조너선은 내게 "딴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른 수많은 것들이 사라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딴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욱 체계적인 목표를 세우고 더 창의적이며, 끈기 있는 장기적 결정을 더 잘 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신이 표류하면서 천천히 무의식적으로 삶을 이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147-148쪽) 


"기술의 목적이 뭘까? 우리는 왜 기술을 만들까? 우리가 기술을 만드는 이유는 기술이 우리 안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끌어내 확장하기 때문이야. 그게 붓의 목적이야. 첼로도 그렇고, 언어도 그래. 이 기술들은 전부 우리 안의 어떤 면을 넓혀줘. 기술은 우리를 초인으로 만들어주는 게 아냐. 우리를 더욱 더 인간적으로 만들어주는 거지." (184쪽)


안타깝게도 인간의 행동에는 기이한 특성이 하나 있다. 대체로 우리는 긍정적이고 잔잔한 것보다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훨씬 오래 바라본다. (203쪽)


많은 사람이 많은 시간을 분노하는 데 쓰면 문화가 바뀌기 시작한다. 트리스탄이 말했듯이, 이러한 현상은 '증오를 습관화'한다. 증오가 우리 사회의 뼈대에 스며드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내가 10대였던 때 영국에서 열 살인 두 어린이가 막 걸음마를 뗀 제이미 벌저Jamie Bulger라는 유아를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가 발생했다. 이에 당시 보수당 총리였던 존 메이저John Major는 우리가 "비난은 조금 더 많이, 이해는 조금 더 적게" 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 발언했다. 14살이었던 내가 총리의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난다. 악랄한 행동일지라도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언제나 더 낫다. (204-205쪽)


그의 말에는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었고, 한동안 나는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확실히 니르의 접근법은 기술 기업이 집중력 문제에서 우리가 택하기를 바라는 접근법과 비슷하다. 기업들은 더 이상 이 문제를 부인할 수 없으므로 다른 방도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자신들이 아닌 여러분과 내가 자제력을 더 발휘해서 해결해야 하는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도록 우리를 슬며시 떠밀고 있는 것이다. (229쪽)


이 책의 자료 조사를 하는 내내, 집중력 위기의 구조적 특징을 명심하려고 애썼다. 우리는 극도로 개인주의적인 문화에 살고 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문제를 개인적 실패로 받아들이고 개인적 해결책을 찾으라고 끊임없이 압박받는다. 집중할 수 없는가? 과체중인가? 가난한가? 우울한가? 이러한 문화에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도록 배웠다. 그렇다면 그건 내 잘못이야. 힘을 내서 이 문제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알아서 찾았어야 해. (326쪽) 


"핵심은, 현재 기술의 작동 방식대로 시간을 보내고 결정을 내리는 걸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넘어가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그 사이의 골짜기를 지나야 하니까요. 그게 바로 규제의 역할입니다. 골짜기를 더 쉽게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요. 하지만 저 너머의 산은 훨씬훨씬 아름답습니다." (253쪽)


조부모님에게서 나에 이르기까지 두 세대가 지나는 동안 인간 삶의 가장 기본 요소 중 하나, 바로 우리 몸의 연료인 음식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내가 인터뷰한 전 세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허리둘레와 심장에 나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지만, 또 다른 핵심 영향, 즉 음식의 변화가 우리 집중력의 상당 부분을 앗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다들 등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310쪽) 


인덱스를 한 부분은 더 많지만 이 정도만 기록해둔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집중력을 얼마나 좁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주변에 은근히 권하고 싶은 책, 한 권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