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고 싶다는 열망만큼이나 뜨겁게 나를 자극하는 건 집 짓는 과정을 기록하는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방향을 못 잡고 있는 듯한 이 기분은 무엇일까(이렇게 버젓이 '건축 일기'라고 명명한 기록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제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 짓기에 관한 한 권의 책을 발견했다. 솔토건축의 조남호 건축가가 설계하고 죽전에 지어진, 살구나무집이라고 이름 지어진 두 동의 집에 관한 책.
건축주는 소위 주거 문화 전문가라고 하는, 친구 사이인 두 명의 교수.
서두만 읽은 책에서, 저자는 책을 쓰고자 한 동기를 우리 나라에서 중산층이 집을 짓고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고 밝히고 있다(이 점, 특히 아파트 가격으로 단독 주택을 지어 살 수 있다는 건 아내가 '증명'하고 싶어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의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던졌던 질문, 그 근원으로 돌아가게 된다. 동시에 나는 왜 기록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의 문 앞에 서 있다.
무엇일까? 내게 기록이란, 우리에게 집 짓기란.
17.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