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이제 우리 긴 여행을 떠나자
겨우내 얼었던 땅과 나무
대지를 풍요롭게 하네
살아있음을 실감케 하는
햇살, 바람의 손짓 따라
떠나자, 여행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을
따르는 믿음과 사랑
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마음과 손과
발이 대신하리
우리는 기꺼이 연대하리
짐을 꾸리자, 벗이여
우리 앞에 놓여진 그윽한 길
발을 내딛는 순간, 삶은
여행이 되리
그렇다. 얼마든지 삶은 여행에 비유될 수 있다. 같은 장소를 가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게 여행이듯 삶도 얼마든지 그렇다.
어제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K였던 J가 오후 느즈막이 집에 들렀다. 집에서 가장 시원한, 식탁에 자릴 잡고 앉아 냉장고에 든 맥주를 모두 비우며, 앞으로의 시간과 누군가의 경험에 대해 논했다. (그런데 나는 어디에 있지?)
주제넘게도, 내가 한두 마디 거들 수 있었던 건 고작 서너 해 더 먹은 세월의 겹일 뿐인데도, 나의 말은 멈추지 않았다. 말은 거만하다.
집과 아이와, 어떤 느슨한 결속에 대해. 그리고 '때時'에 대해.
조금은, 조금이라도, 변화하는 방향으로 삶의 머리를 틀고 싶다는 누워있는 생각.
맥주를 다 비우고 동네 산책을 하고, 오후에 내려둔 커피를 나눠 마시고, J는 떠났다.
따르는 믿음과 사랑
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마음과 손과
발이 대신하리
우리는 기꺼이 연대하리
짐을 꾸리자, 벗이여
우리 앞에 놓여진 그윽한 길
발을 내딛는 순간, 삶은
여행이 되리
그렇다. 얼마든지 삶은 여행에 비유될 수 있다. 같은 장소를 가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게 여행이듯 삶도 얼마든지 그렇다.
어제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K였던 J가 오후 느즈막이 집에 들렀다. 집에서 가장 시원한, 식탁에 자릴 잡고 앉아 냉장고에 든 맥주를 모두 비우며, 앞으로의 시간과 누군가의 경험에 대해 논했다. (그런데 나는 어디에 있지?)
주제넘게도, 내가 한두 마디 거들 수 있었던 건 고작 서너 해 더 먹은 세월의 겹일 뿐인데도, 나의 말은 멈추지 않았다. 말은 거만하다.
집과 아이와, 어떤 느슨한 결속에 대해. 그리고 '때時'에 대해.
조금은, 조금이라도, 변화하는 방향으로 삶의 머리를 틀고 싶다는 누워있는 생각.
맥주를 다 비우고 동네 산책을 하고, 오후에 내려둔 커피를 나눠 마시고, J는 떠났다.